보행자의 안전을 확보면서도 차량이 교차로를 지나지 않고 우회전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등 교차로 운영 효율화를 위해 1990년대에 도입 후 집중 설치된 교통섬이 주변에 안전시설이 미흡하게 설치돼 도입 취지와 다르게 불편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따라 개선 방안이 마련된다.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는 안전한 도로환경 조성을 위해 각 도로관리청이 교통섬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개선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교통섬 개선 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방자치단체 등 각 도로관리청에 8월 14일 배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마련한 개선 지침에서는 교통섬이 도입 취지와 부합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교통사고 발생 건수, 운전자 시야 확보 여부, 우회전 교통량 등의 점검 항목과 안전시설 보강 및 가로수 제거 등 교통섬 주변에 대한 유형별 개선방안을 함께 제시해 각 도로관리청이 손쉽게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교통섬 불편사항의 예를 들어보면 보행자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퇴근하고 있는 A씨는 교통섬을 거쳐 교차로를 횡단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3번이나 건너야 해서 항상 불편했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교통섬 횡단보도를 무심코 건너다 우회전 차량에 치여 교통사고를 당했다.
운전자의 경우 B씨는 20년 경력의 노련한 운전자이지만 교통섬을 지나 우회전할 때에는 신경이 곤두선다. 지난 주 평소와 같이 운전을 하다가 교통섬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가 지하철 출입구로 인해 가려져 인지하지 못한 바람에 교통사고 가해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먼저 보행자의 안전이 중요한 ‘사람 우선 교차로’에는 고원식 횡단보도, 일시정지 표지(STOP 사인), 보도용 방호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차량의 저속 통행을 유도해 보행자의 안전성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키는 한편 신규 교통섬 설치도 최소화하도록 했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차량 우선 교차로’에는 가로수 제거, 횡단보도 위치 조정 등을 통해 운전자가 보행자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 시선유도봉 등 안전시설을 보강해 운전자가 교통섬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게 하는 등 운전자와 함께 보행자의 안전도 향상시켰다. 보행량이 많은 교차로 중 교통 소통에 문제가 없을 경우 교통섬 철거도 검토된다.
국토교통부 주현종 도로국장은 “이번 개선 지침이 현장에서 잘 적용될 수 있도록 각 도로관리청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며 “이번 교통섬 개선을 통해 보행자도, 운전자도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