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화한다더니' 충북 과수화상병 보상, 증빙서류에 발목
'간소화한다더니' 충북 과수화상병 보상, 증빙서류에 발목
  • 도농라이프타임즈
  • 승인 2020.09.2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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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심은 지 8년 됐다는 걸 증명해 와라."

21일 충북 충주시 산척면에서 과수 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과수화상병 손실보상금 관계 서류를 제출했다가 이런 소리를 여러 차례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충북농업기술원에 8년 전 국유지 임대 계약서와 그동안 임대료 영수증까지 제출했는데도, 나무 수령을 입증할 서류를 내라 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이런 지적으로 몇 차례나 서류를 보완하느라 과수화상병 발생 3개월이 지나도록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충주지역만 해도 과수화상병 발생 농가가 346곳이나 되는데, 이 중에 절반이 넘는 농가가 김씨처럼 여러 차례 서류 보완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과수화상병 발생 농가는 자연 재난으로 피해를 봐 보상금을 받는데 어느 정도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발생은 6~7월에 집중했는데 9월 중순이 되도록 피해 농가 504곳 중 보상을 완료한 농가는 겨우 10여곳 뿐이다.

보상이 늦어지는 이유는 올해부터 바뀐 과수화상병 보상 기준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재배 면적당 보상금을 지급하다가, 올해부터 과수 수량과 수령에 따라 보상금을 책정하다 보니 입증할 서류도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매몰 비용이 지난해 정액에서 올해 실비로 바뀐 점도 보상금 지급을 늦추고 있다.

여기에 과수화상병 발생 농가가 지난해 145곳에서 올해 3배 이상 늘어난 점도 보상이 늦어지게 된 이유로 꼽힌다.

지난 6월 과수화상병 보상 기준 변경이 논란이 되자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충주 산척면을 찾아 피해 농가에 추석 전에는 보상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현재 상황대로라면 추석 전에 보상을 완료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과수화상병 보상금은 충북농업기술원에서 한 번, 농촌진흥청에서 한 번 등 모두 두 번의 검토를 거친다.

현재 도기술원에서는 285건, 진흥청에서는 228건을 검토 중인데, 아직도 매몰비 청구 관련 추가 서류를 받고 있다.

과수화상병 피해 농가는 "농촌진흥청장이 보상 절차를 간소하게 한다더니 이제 와서 딴소리하고 있다"면서 "보상 관계 서류가 한 번에 통과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내년 농사 준비해야 하는데 보상금이 나오지 않으니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촌진흥청은 올해부터 과수화상병 보상 기준을 바꿔 피해 농가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 최근에는 보상금 일부를 자치단체에서 부담하는 내용의 법 개정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충북 과수화상병 손실보상금을 신청하기 위한 구비서류 준비에 발목이 잡혀 보상진행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12일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농가 모습.2020.6.12/© 뉴스1

 

 

 

 

 

지난 6월1일 충북 충주시 금가면 도로변에 과수화상병 대책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2020.6.1/©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