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채널e-엄마,나는 잊지 말아요
지식채널e-엄마,나는 잊지 말아요
  • 박영선
  • 승인 2018.04.06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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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혹시 치매가 아닐까?
치매로 인해 엄마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다
▲ 지식채널e-엄마,나는 잊지 말아요
[도농라이프타임즈]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는 상황이 힘들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하윤재 씨는 이렇게 답한다. 슬픈 멜로디지만 밝은 노랫말을 담은 노래처럼, 고통과 절망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치매에도 기쁨과 환희의 순간이 존재한다고. <지식채널e>에서는 치매로 인해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를 10년 간 돌보며 그 시간을 기록해온 딸의 이야기를 그린 <엄마, 나는 잊지 말아요> 편을 방송한다.

어느 해 겨울, 엄마가 만든 나물을 먹는데 그 맛이 이상했다. ‘엄마가 나물 반찬을 못 한다는 것은 컴퓨터 작업을 하는 나에게는 전원 버튼을 못 누르는 것과 마찬가지야.’ 예민한 기질을 가진 딸 하윤재 씨는 남들보다 빠르게 엄마의 치매를 알아차렸다. 치매 5년차가 지나가면서, 엄마가 한겨울에도 봄옷을 고집하고, 30년 넘게 살던 집에서 방 문 위치를 잊어버리고, 길을 잃고 집을 찾지 못한 채 경찰서에서 발견되는 일들이 발생한다. 자식으로서 엄마의 무너지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어떤 책에도 적혀 있지 않은 경험이었고, 누구에게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괴로운 일이었다.

치매가 고통만 안겨준 것은 아니었다. 딸은 엄마가 치매에 걸린 후, 엄마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한다. 예컨대, 추운 날에도 계속 창밖을 내다보는 엄마를 보며 오래 전 마당에 목련이 있던 시간에 당신의 기억이 멈춰져 있음을 깨닫는다. 또, 엄마가 옛날에는 감을 좋아하지 않으셨는데 치매 이후 “내가 감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느냐”며 감을 드시기 시작했다. 식구 수가 많은 가족들에게 맛있는 것을 더 먹이기 위해 엄마는 늘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치매로 인해 이제야 엄마가 자기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모습을 보며 딸 하윤재 씨는 새삼 진짜 엄마의 모습을 알게 된다.

10년 동안 옆에서 엄마를 돌보는 하윤재 씨의 이야기를 통해 치매 가족 문제를 돌아보고 이 시대 가족의 역할과 의미를 묻는 <지식채널ⓔ - 엄마, 나는 잊지 말아요> 편은 오는 9일(월) 밤 12시 45분, EBS1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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