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바이든 정부, 가능한 빨리 北과 협상 시작해야"
정세현 "바이든 정부, 가능한 빨리 北과 협상 시작해야"
  • 도농라이프타임즈
  • 승인 2021.02.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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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26일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가능한 한 빨리 북미 간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과 한미 공조방안을 주제로 열린' 민주평통 국제 화상 토론회에서 "북한은 현재도 핵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북한은 이후에도 단거리탄도미사일 등 신형무기 개발과 시험을 통해 미사일 기술역량을 계속 진전시켜온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실제로 작년 10월과 올 1월 북한군 열병식 땐 신형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무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은 또 지난달 열린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땐 "국가방위력을 순간도 정체함이 없이 강화해야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번영을 이룩할 수 있다" "우리가 최강의 전쟁억제력을 비축하고 끊임없이 강화하고 있는 건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이며 영원히 전쟁이 없는 진정한 평화의 시대를 열어놓기 위해서"라며 이른바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정 부의장은 이에 대해 "북한이 앞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신들의 '몸값'을 올리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즉, 북한이 "미국의 압박에 저항할 수 있는 힘, 견제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만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는 게 정 부의장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날 토론에 참석한 스테판 해거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샌디에이고대학 교수도 "북한이 미국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할 수 있다"며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거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2009년 초 출범 당시까지만 해도 북한 문제를 '대화와 설득'을 통해 풀고자 했으나, 북한이 그해 4월 예고했던 대로 장거리로켓 '은하2호' 발사를 감행하자 사실상 제재로 돌아섰고 이후 북미관계의 경색국면이 장기화됐다.

일각에선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방치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으나, 사실상 '북한의 붕괴를 기다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본격화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이와 관련 해거드 교수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조기에 열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촉구하고 도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그는 북미 간 대화채널이 "완전한 형태의 협상일 필요는 없다"며 미 국무부 등 관계 당국만이 아니라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선 "바이든 정부는 동시적·병행적 접근법을 취할 것 같다. 영변 핵시설 폐기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움직일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미 간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금강산 관광재개 등과 같은 양보를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핀 나랑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북한이 현 시점에서 미국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을 자극할 것 같진 않다"며 "도발을 통해 관심을 끌려고 할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도 "지금 북한은 내부의 경제적 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다양한 변수 때문에 '벼랑 끝 전술'을 자제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교수는 "(북한의) 이런 '전략적 인내'도 올 하반기엔 끝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뒤엔 북한도 그 대응에 나설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지난달 바이든 정부 출범 뒤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미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안보분야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25일(현지시간)자 기명칼럼에서 미 당국자를 인용, "바이든 정부와 북한 김정은 정권 간엔 아직 공식적인 접촉이 없었다"며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는 여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