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청년, 가장 많이 경험한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 음악...웹툰과 미술도 대체 텍스트 있으면 즐길 수 있어"
"시각장애청년, 가장 많이 경험한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 음악...웹툰과 미술도 대체 텍스트 있으면 즐길 수 있어"
  • 박영선
  • 승인 2021.10.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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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감상은 다른 도움 필요 없이 듣기만 하면 돼서 많이 해요”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미술감상의 어려움이 있으나 특히 온라인은 어떠한 그림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시도 자체를 안 해봤습니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시각 정보가 주를 이루는 온라인 활동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시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시각장애청년들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각종 활동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문화예술 비영리사단법인 ‘오늘은’은 상대적으로 사회의 관심과 지원에서 소외된 20대 그룹을 발굴하고 조명하기 위해  만 18세~34세 시각장애청년 13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온라인 활동 중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청년들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으로 가장 많이 경험한 문화예술 활동은 ‘음악(68.5%)’이었다. 다음으로는 64.9%의 청년이 사진, 영화, 영상, 만화 등 이미지 콘텐츠(이하 이미지 콘텐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가장 적게 경험한 문화예술 분야는 미술로 응답자의 4.5%만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경험한 문화예술의 만족도에 ‘오프라인 경험에 더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9.1%, ‘온라인 경험에 더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1.8%로 나타났다.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 경험에 더 만족한 가장 큰 이유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 텍스트, 현장/화면 해설, 확대 기능 제공 등의 ‘온라인 접근의 편리함(36.4%)’으로 나타났다. 반면,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에 불만족한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한 UI/UX(40.0%)로 나타났다.

문화예술 분야와 무관하게 온라인 문화예술을 쉽게 즐기기 위해서는 64.4% 응답자가 ‘불편한 온라인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온라인 활동에 만족한 가장 큰 이유인 ‘온라인 접근의 편리함’도 모든 사이트에 해당하는 답변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온라인 환경이 잘 마련된 사이트를 이용했던 경험에 비춰 응답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정한 사이트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현재의 온라인 환경에 대한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음성이나 소리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에서 이미지 콘텐츠를 경험한 시각장애청년의 비율은 65.4%로 나타났다. 다만, 온라인에서 이미지 콘텐츠를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 다수는 주관식 응답을 통해 ‘불편한 온라인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이미지 콘텐츠에 대체 텍스트나 현장/화면 해설이 제공될 경우 접근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고, 경험이 없는 시각장애청년들도 보다 편리하게 이미지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5세~24세의 만화, 웹툰, 소설 감상 비율은 61.2%로, MZ세대의 이미지 콘텐츠 이용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오늘은’이 진행한 조사에서도 70%의 시각장애청년이 앞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문화예술 분야는 ‘이미지 콘텐츠(웹툰)’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주관식 응답에서 웹툰을 경험했다고 밝힌 시각장애청년들은 “네이버 웹툰, 카카오 웹툰 등에서 각 회차의 상세 페이지에 접근하면 스크린 리더를 통해 어떠한 정보도 탐색할 수 없어 웹툰의 내용을 파악할 수 없었다”, “네이버 웹툰 서비스를 이용해 연재만화를 보려고 시도했으나 그림으로만 돼있는 웹툰에 대체 텍스트가 제공되지 않아 감상을 포기했다”고 말하는 등 웹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사단법인 ‘오늘은’의 하지나 매니저는 “같은 MZ세대인데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문화예술을 즐기기 어렵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웹툰 플랫폼이 시각장애청년에게도 장벽 없는 문화예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문화예술 다섯 개(문학, 미술, 음악, 공연예술, 이미지 콘텐츠) 분야 중 온라인으로 경험한 비율이 가장 낮은 것은 미술이었다. 4.5%의 시각장애청년만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응답자 중 61.5%는 시각장애인으로서 가장 경험하기 힘든 문화예술 분야가 미술이라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미술 경험이 힘든 이유로는 불편한 온라인 접근성 외에 미술은 시각이 꼭 필요한 분야인 심리적 거리감을 꼽았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시각 이외에 촉각, 후각, 청각 등 다른 감각을 활용한 미술 작품이나 감상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응답자들의 의견이 있었다.

한편 MZ세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일부 소셜 미디어에서는 자체적으로 대체 텍스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애플리케이션에서 게시물을 업로드할 때 ‘고급 설정’에서 대체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웹사이트로 접속해서 업로드할 사진을 선택하면 왼쪽 상단 ‘수정’ 메뉴에서 대체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는 업로드할 사진을 선택한 후 사진 하단에 나타나는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창에 사진 설명이나 내용을 간략히 입력하면 된다.

이미지 콘텐츠, 미술 외에 음악, 문학, 공연 등을 포함한 전체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조사 보고서는 사단법인 ‘오늘은’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또한 사단법인 ‘오늘은’ 유튜브에서 조사 보고서 요약본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사단법인 ‘오늘은’은 만 18세~34세 시각장애청년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활동 조사를 진행했다 ⓒ도농라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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