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스텝' 후폭풍…추경 준비하는 새 정부 부담 커진다
美 '빅스텝' 후폭풍…추경 준비하는 새 정부 부담 커진다
  • 도농라이프타임즈
  • 승인 2022.05.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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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빅스텝'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경제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지게 됐다. 이미 급등한 물가와 금리인상에 서민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은 높은 환율로 이어져 또 다시 물가 상방압력과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새 정부도 부담감이 커지게 됐다. 새 정부는 출범과 함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1호 공약'을 이행한다는 방침인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가 계속된다면 전체 경제 상황은 오히려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관계부처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0.25∼0.50%에서 0.75∼1.00%로 0.50%포인트(p) 인상했다. 단숨에 0.5%p를 인상한 것은 22년 만의 일이다.

연준은 이에 그치지 않고 6월부터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월 한도를 6~8월 사이 국채 3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175억달러를 매각하고, 9월부터는 국채 600억달러, MBS 350억달러로 매각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통화 긴축 속도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다.

주요 선진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유럽은 3분기에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돼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영국은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 캐나다는 4월에 이어 6월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은 원화 약세로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을 초래하게 되고, 이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미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에 달하는 등 높은 물가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또 다른 '물가 상방압력'이다. 결국 물가 안정을 위해 또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금리인상은 단순한 금융시장 불안에서 끝나지 않고 물가 상승과 금리인상의 단계로 이어진다"면서 "더구나 우리나라는 이미 높은 물가에 경기는 부진한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된 상황이라 미국처럼 한 번에 큰 폭의 금리 상승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미 지난해 8월과 11월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올해도 1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0.25%p를 각각 올렸다.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 사이 8개월 간 1.0%p를 인상하며 기준 금리(1.50%)는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1.25%)을 넘어섰다.

하지만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앞으로도 '상방요인'이 더 많아보이는 현재로선 추가적인 금리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차기 정부는 난감한 입장에 처해 있다. 재정정상화와 긴축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지만, 당장 추경 등 재정지출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1호 공약'으로 손실보상을 내걸었다. 당시 50조원 수준을 언급하며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손실보상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더구나 지난 4일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재정만 200조원에 달해 당분간 재정지출 감소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새 정부도 재정건전성 문제와 고물가 문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새 정부의 초대 '경제사령탑'으로 내정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최우선 과제로 '물가 안정'을 꼽았고 재정준칙의 도입 필요성도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연장 선상에서 2차 추경 규모도 당초 공약 내용이던 '50조'에서 30조원대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추경 재원 역시 국채 발행은 최소화하면서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같은 구상에도 여전히 의구심은 남아있다. 통상 지출 구조조정으로는 10조원 규모를 넘기기가 힘들고, 이미 예산 집행이 시작된 사업을 대규모로 삭감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손실보상을 집행하되 정확한 손실 추계가 선행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 교수는 "50조, 30조와 같은 규모를 정해놓고 가기 보다는 정확한 손실 추계를 통해 추경 규모를 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선에서 손실보상을 집행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코로나 국면에서 이미 재정 지출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추가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된다면 '공약 이행'이나 '손실보상'의 의미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면서 "손실보상을 근거로 물가 상승을 부추기게 된다면 결국 또 다른 국민들의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