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종자를 키워 농산물로 시장 가치를 가질 때 수백, 수천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종자산업은 기후변화, 곡물가 상승 등으로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다국적 기업은 생명공학(BT),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공급하고 있어 우리도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가면서 우리 종자를 스스로 개발해 종자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종자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세계 종자시장 규모는 2020년 449억 달러 수준인데 반해 국내 종자 시장 규모는 세계 종자 시장의 약 1.4%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정부가 고부가가치 산업인 종자산업 육성을 위해 △디지털육종 등 신육종 기술 상용화 △경쟁력 있는 핵심 종자 개발 집중 △3대 핵심 기반 구축 강화 △기업 성장․발전에 맞춘 정책지원 △식량종자 공급개선 및 육묘산업 육성 등 5대 전략을 마련하고 향후 5년간 1조 9410억 원을 투입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3차(2023~2027) 종자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종자산업 육성 종합계획은 '종자산업법'에 따른 법정 계획으로 5년마다 종자산업의 지원 방향 및 목표 등을 설정하기 위해 수립하고 있다.
이번 종합계획은 국내 종자시장과 해외 종자시장 현황, 해외 주요 국가의 종자 정책동향, 해외 주요 종자 기업의 종자 개발 기술 동향 등을 분석해 종자 ‘산업’ 육성의 관점에서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 수단을 마련하는 게 주된 목표다.
◆ 디지털육종 등 신육종 기술 상용화
종자산업 혁신기술 연구개발에 2025년부터 2034까지 7000억 원 투입을 계획으로 올해 하반기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디지털 육종이란 작물을 직접 재배해 종자를 개발하는 전통육종보다 발전한 기술로 전체 유전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여러 유전자간 연관 분석을 통해 육종 예측 모델을 만들어 육종 선발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 경쟁력 있는 핵심종자 개발 집중
협소한 국내 채소 종자를 넘어 세계 종자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옥수수, 콩을 포함한 밀, 감자, 벼 등 식량작물과 향후 높은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지능형농장(스마트팜), 수직농장 등에 특화된 종자(상추 등 엽채류와 딸기, 토마토, 파프피카 등 과채류)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용 종자 중 식량은 기후변화, 기계화 전환에 대응한 밀, 콩 품종과 쌀 적정 공급을 위한 가루쌀 품종, 채소․과수는 1인용 소형 양배추 등 소비자 기호 변화에 대응하는 품종, 화훼는 로열티를 절감할 수 있는 품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3대 핵심 기반(인프라) 구축 강화
디지털 육종 등을 위한 데이터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기업 육종과 데이터 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지원 등을 통해 필수 인력을 확보하며, 정부가 보유한 표현체 연구동(식물의 잎, 모양, 크기, 색깔 등 외부로 표현되는 특징을 유전체 정보와 연계하는데 필요한 시설)을 개방하여 민간업체에서 다양한 종자의 유전체 정보 등을 수집․분석할 수 있게 지원한다.
또한 농촌진흥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보유한 국내 공공 데이터와 해외 공공 데이터, 민간기업의 자사 보유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하고 빠르게 종자를 개발할 수 있는 자체(프라이빗) 데이터 플랫폼을 종자산업진흥센터에 2024년 구축을 완료하는 등 민․관협력을 강화한다.
더불어 네덜란드의 종자 단지(Seed Valley)와 같은 연구개발(R&D) 시설, 연구기업 등이 집적된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K-seed valley, 2023년 타당성 연구용역)를 신성장 4.0 전략의 일환으로 구축해 종자업체의 연관된 집적 효과를 높이고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기업 성장․발전에 맞춘 정책지원
정부 주도 연구개발(R&D)에서 과제 기획부터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 및 기업의 자부담비율 상향으로 책임감을 제고하는 기업 주도 연구개발(R&D)로 개편하고, 정부가 보유한 유전자원을 개방하여 민간기업이 직접 병저항성 정도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원천기술 개발 전수에 집중하고, 기업이 종자 품종을 개발하는 역할 분담으로 종자산업 발전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종자가공센터를 2023년부터 2026년까지 김제에 구축해 종자에 영양제, 발아촉진제 등의 코팅처리를 통한 종자 부가가치 상승에 기여할 계획이다.
◆ 식량종자공급 및 육묘산업 육성
식량종자 민간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립종자원이 보유한 정선시설을 민간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 민간기업이 많은 금액이 필요한 정선시설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식량종자 시장 진입을 쉽게 유도하고, 과수 무병묘 공급을 확대해 바이러스로 인한 과수 농가의 피해를 예방할 방침이다. 정선시설은 벼, 보리, 콩 등 수확된 산물종자를 이물질과 분리, 건조하여 순수한 종자만 걸러내는 시설이다.
육묘업을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주요 채소 작물의 육묘에 적합한 환경데이터 구축, 제공 및 육묘기반 구축을 위한 시설장비 등 지원(연 10개소 내외, 개소당 2~30억 원)하고, 불법․불량 종자 유통에 의한 농업인 피해 예방 및 묘 품질표시제도 정착을 위해 종자 유통관리도 강화한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식품혁신정책관은 “제3차 종합계획은 디지털육종 상용화 등을 통한 종자산업 기술혁신과 기업 성장에 맞춘 정책지원으로 종자산업의 규모화와 수출 확대에 중점을 두었다”며 “관계기관, 업계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연차별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해 차질 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