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K-고속철 '우즈벡'에 사상 첫 수출... 2700억원 규모
현대로템, K-고속철 '우즈벡'에 사상 첫 수출... 2700억원 규모
  • 김영석
  • 승인 2024.06.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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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로템이 제작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차량 조감도(사진=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우즈벡) 철도청(UTY·Uzbekistan Temir Yo’llari)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국산 고속철도차량이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쾌거다.

이번 고속차량은 우즈벡의 수도 타슈켄트~부하라(590km) 구간과 개통 예정인 부하라~히바(430km) 구간, 미스켄~누쿠스(196km) 구간 등 총 1216km에 달하는 노선에 투입될 예정으로, 국내의 KTX-이음(EMU-260)과 유사한 250km/h급 동력분산식 차량으로 총 6편성이 공급된다. 특히 편성당 6량이 아닌 객차 한 칸이 추가된 7량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으로, 총 좌석은 389석이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이번 고속차량에는 우즈벡 철도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설계가 이뤄진다. 또 한국처럼 표준궤(1435mm)가 아닌 궤도 폭이 넓은 1520mm 광궤를 현지에서 사용하는 만큼 이에 적합한 광궤용 대차가 적용되고 현지 전력에 호환되는 동력장치도 탑재된다.

우즈벡의 역사 플랫폼 높이가 200mm로 낮은 점을 고려해 차량 내 계단도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사막 기후의 높은 고온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내고, 외부 먼지나 모래를 차단하는 방진 설계에 집중하는 등 쾌적한 승차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좌석은 3개 등급(VIP, 비즈니스, 일반)으로 나눠 목적에 맞는 고속차량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고, 장거리 운행을 고려해 차량 내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식당 칸도 마련될 계획이다.

이번 수주는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고속철 등 대규모 교통 인프라 사업에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번 사업 성사를 위해 우즈벡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으로 금융지원을 결정하면서 수출길을 열었다. 고속차량 기술을 보유한 해외 철도 선진국들이 국제 입찰에서 자국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매국에 양허성 자금을 제안하는 관례를 고려한 조치다. 또한 국토교통부와 외교부도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수주는 국내에만 국한됐던 고속차량 제작·운영 실적이 해외로 확장될 경우 추후 국제 입찰 시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으며, 고속차량 연구개발부터 함께해 온 국내 128개 부품협력업체들과의 지속 가능한 철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긍정적인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속차량 국산화는 수출을 장기적 목표로 착수돼 약 30년간 연구개발과 안정화 단계를 거듭하면서 2조7000여억원 이상의 민관 자본이 투입됐다. 이는 1994년 당시 프랑스 철도차량 제작사인 알스톰(Alstom)과 맺은 고속차량 제작 기술 이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제3국으로의 수출 불가 등 제약도 더해져 한국형 고속차량 개발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1996년 현대로템을 포함한 70여 개 산·학·연이 참여한 대형 국책 과제인 ‘350km/h급 한국형 고속차량 HSR-350X(G7)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 착해 2008년에 첫 국산 양산형 고속차량인 KTX-산천이 출고되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고속차량 국산화에 성공한 철도 선진국으로 올라섰다.

또한 2019년에는 KTX-이음의 첫 출고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기술까지 보유한 국가로 기록된 데 이어 2022년 성능이 향상된 KTX-청룡까지 성공적으로 출고됐다. 특히 ‘속도 350km/h 이상 고속차량 동력시스템 설계 및 제조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도 지정돼 있다. 국가핵심기술은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유출 시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산업 기술을 뜻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민·관 합동으로 이뤄낸 고속차량 국산화 성과가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게 돼 자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근 국내 KTX-청룡 개통에 이어 우즈벡에서도 국산 고속차량이 현지 시민들의 교통편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 완수에 최선을 다해 K-고속철의 높은 기술력과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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