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패션계에 ‘코어’ 열풍이 불고 있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놈코어(Normcore) 스타일의 이름을 변용한 △블록코어(유니폼과 트랙 저지) △고프코어(나일론 소재의 아웃도어 의류) △발레코어(발레복 아이템) 등 룩에 핵심 콘셉트를 부여하는 패션 스타일이 계속해서 유행을 일으킨 가운데 Z세대 여성을 중심으로 긱시크와 시즈니룩, 모리걸룩 같은 다양한 패션 스타일이 나타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5일 발표한 ‘2024 패션 트렌드를 통해 살펴본 Z세대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이처럼 동시다발적인 패션 스타일의 유행은 외형과 추구미(추구하는 미(美)), 트렌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Z세대의 특성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Z세대가 평소 패션을 참고하는 인물에 대해 주요 언급하는 키워드는 △나와 어울리는 △내가 추구하는 △유니크한 △편하고 자연스러운 등 4가지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Z세대는 대체로 자신과 비슷한 외형을 가졌거나 추구하는 무드가 비슷한 인물의 패션을 참고하며, 유행하는 스타일도 좋지만 자신에게 잘 맞는 스타일을 찾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Z세대의 ‘힙하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대체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스타일링일 때’ 힙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상반되는 무드의 아이템으로 불균형·불규칙한 포인트를 주는 것이 힙한 패션에 속하며, 신선하고 조화롭게 매치하는 능력도 포함된다. 또한 주변의 시선과 상관없이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태도도 중요한 요소였는데, ‘힙’이 특정 스타일링이 아닌 가치관을 드러내는 단어임을 보여준다.
이같이 Z세대는 의도적으로 꾸민 느낌이 아닌 편하고 자연스러운 감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소셜 미디어 핀터레스트에서 볼 수 있는 흐릿한 화질이나 파파라치 구도 등 무심한 사진 감성을 ‘핀터레스틱’하다고 부르며 선호하고 있으나, 일명 ‘A컷’ 사진을 모아놓은 인스타그램 피드의 정제된 감성은 트렌디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Z세대는 자신의 외형적 특성과 추구미에 맞춰 자신만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패션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단순히 유행을 따르지 않으며 개성을 당당하게 드러내면서도 편하고 자유로운 감성을 우선시한다. 이에 하나의 대세 패션 스타일이 아니라 페미닌, 빈티지, 스포티, 모던·심플 등 서로 다른 분위기의 스타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또한 Z세대가 패션에서 연출하고 싶은 대표적인 무드에는 디테일이 강조된 모노톤 의류에 포인트가 되는 액세서리나 아이웨어를 더한 '모던시크'와 부드러운 색상의 자연 소재에 빈티지한 패턴·자수로 여유를 표현하는 ‘내추럴’ 무드, 특정 스타일에 한정되지 않고 2개 이상의 스타일을 조합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믹스매치’ 무드를 선호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미니한 걸코어와 상반된 락시크를 더하거나 발레코어와 블록코어를 결합한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Z세대 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에이블리, 무신사, 지그재그, 29CM 등의 이미지 또한 파악했다. 29CM에 대해서는 ‘고급스러운 디자이너 브랜드가 많은’, 무신사는 ‘요즘 유행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에이블리는 ‘저렴한 패션 잡화를 부담 없이 구매하는’, 지그재그는 ‘무난한 아이템이 많고 급할 때 쓰기 좋은’ 등의 키워드가 나왔다.
한편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이번 보고서에서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Z세대 여성의 특성을 면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세 차례의 정성조사(다이어리 조사, 아이디어 워크숍, FGD)를 진행했으며, 추구미·핀터레스트 등 Z세대가 자주 언급하는 용어에 대한 분석은 RSN의 소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Lucy 2.0’을 활용했다. 또, 전국 19~35세 여성 중 라이프스타일 품목 고관여 소비자 1000명(연령·지역 인구통계비례에 따른 할당표본추출)을 대상으로 지난 2월 10일부터 2월 16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패널조사 결과를 Z세대 분석에 활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