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세대, '취존보다 싫존' 불호에 더 예민...거절 잘하는 법 배우고 싶어
1934세대, '취존보다 싫존' 불호에 더 예민...거절 잘하는 법 배우고 싶어
  • 김길삼
  • 승인 2018.06.05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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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관심하다 여겨지던 1934대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숨겨왔던 ‘불호’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 사회의 ‘옳지 않음’을 적극적으로 지적해 변화를 이끌어낸다.

1934의 관계와 사회인식에 대한 가치관 조사 관련 인포그래픽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변화된 1934세대의 관계와 사회인식에 대한 가치관을 알아보기 위하여 전국 1934세대 900명을 대상으로 <2018년 1934세대의 라이프 스타일 및 가치관 조사>를 실시했다.

1934세대 70.3%는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66.8%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것보다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선호보다 ‘불호’에 더 예민한 모습이다.

이런 1934세대는 실제로 적극적으로 불호를 표현했다. 1934세대 77.4%는 최근 6개월 내 ‘불호를 표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싫어하는 걸 강요하는 개인/집단에 불편함을 표현(47.6%)’하거나, ‘싫어하는 SNS 계정을 언팔(47.5%)’하는 등 가시적으로 불호를 표현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이처럼 ‘불호’ 표현에 적극적인 1934세대의 경향성을 ‘싫존주의(싫음마저+존중하는+-주의(~ism))’로 정의하기도 했다.

이전 세대는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서 불편하거나 싫은 것이 있어도 표현하는 것을 삼가해 왔다. ‘불호’를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조사 결과 1934세대는 서로의 불호를 존중하는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불호에 예민한 1934세대 75.2%는 ‘가급적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신경 쓴다’고 밝혔다. 불호를 표현해도 관계가 틀어지지 않도록 ‘거절을 잘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는 1934세대도 63.1%에 달했다. 이처럼 1934세대는 타인을 존중하는 이타주의적인 개인주의 성향을 보였다.

1934세대는 개인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과 소신을 당당히 표현하고 있다. 1934세대 92.3%는 최근 6개월 내 ‘자신의 의견이나 소신을 표현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소신을 표현하기 위해 주로 사용한 방법은 ‘청와대 청원 또는 서명 운동 참여(46.1%)’, ‘SNS 해시태그 운동에 공감 표시(42.5%)’, ‘SNS 익명 고발에 공감 표시(30.8%)’ 등 간접적인 참여가 대부분이었다.

또, 1934세대 3명 중 1명(36.2%)은 현재 논란을 일으킨 기업의 불매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평균 1.9개의 브랜드를 불매 중이었으며, 가장 큰 불매 이유로 ‘갑질 논란(48.2%)’을 꼽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이처럼 사회의 옳지 않음에 대해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1934세대를 ‘화이트불편러(White(하얀)+불편+-er(~하는 사람))’라 정의했다.

자신의 소신이 뚜렷한 1934세대는 사회적인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1934세대 65.1%가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했으며, 61.4%는 ‘결혼’을, 60.0%는 ‘출산’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런 경향성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두드러졌다. 남성(52.0%)보다 여성(70.9%)이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출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 또한 남성(48.7%)보다 여성(71.3%)의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사회에 무관심했던 1934세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된 이유는 가치관 변화에 있었다. 1934세대 60.4%는 ‘나의 관심과 참여로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회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긍정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불편한 것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야 한다(65.6%)’는 용기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대학내일20대연구소 이재흔 연구원은 “‘국정농단’과 같이 최근 몇 년간 사회 전반을 뒤흔드는 큰 사건을 경험하고 변화를 이끌어낸 1934세대는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으며, 목소리를 내는 것이 곧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며 “또 1934세대가 내는 목소리에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더 좋은 사회에 대한 기대가 바탕에 깔려있어, 이들이 만들어낼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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