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예술창작터에서 열리는 2019 성북 N 작가공모 선정작 ‘현기증 Vertigo’ 展
성북예술창작터에서 열리는 2019 성북 N 작가공모 선정작 ‘현기증 Vertigo’ 展
  • 박영선
  • 승인 2019.10.2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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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 황홀한 혹은 아찔한"... 10월 25일까지
연령제한 폐지 통해 기성 작가에게도 기회 제공… 신진과 기성이 함께 전시 및 적극 교류

연령제한을 폐지함으로써 신진뿐 아니라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열심과 역량 있는 기성 작가들의 활동도 함께 지원하며, 타 지역 작가들에게도 기회를 제공, 더욱 다채롭고 완성도 높은 성북의 예술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두고 있는 '성북 N 작가 공모' 선정작 전시회가 열린다.

성북문화재단은 2019 성북 N 작가공모 ‘현기증 Vertigo’ 展이 성북예술창작터에서 10월 25일까지 열린다고 22일 밝혔다. 2016년부터 시작한 성북 N 작가공모에는 지금까지 강주리, 김도희, 박종호, 박창식, 신이피 작가 등이 선정되었고, 올해는 림유, 이현주, 편대식 작가가 최종 대상자가 되었다.

편대식 작가, Moments, 한지에 연필, 2017 제공:성북문화재단

1층에 들어서면 연필선을 반복하고 중첩하여 검은 화면을 만들어 낸 편대식 작가의 작품이 현 시대에 유발되는 현기증을 고조시킨다. 믿기 힘든 노동집약적 작업에 대한 경외심과 무한대의 의문, 그리고 물질성과 정신성 등의 극단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편대식 작가의 작품은 무관심, 혼란, 흥미, 경탄 등 여러 산만한 갈래의 길을 펼쳐 놓지만, 무엇보다 종교적 수행과도 같은 강력한 노동의 집약물을 통해 ‘인간 그 자체를 다시 새롭게 인식하게 만드는 힘’을 생성한다.

이현주 작가, 소파 위의 여행자, 혼합재료, 2019 제공:성북문화재단

2층 계단을 오르면 당대적인 철학적 질문에 뿌리를 둔 이현주 작가의 장소 특정적 설치 조각에는 ‘포스트 휴먼시대의 예술가 주체성’에 관한 작가의 관심이 공간 여기저기에 중심 없이 흩어진 무언가의 흔적 같은 조형물들을 관람자의 상상으로 완성하라는 무언의 주문으로 이어지는데, 중심과 주변, 배경과 이미지의 구분에 대한 기존 조형규칙을 따르지 않고 있는 대상 앞에서 관람자의 눈이 초점을 잃고 3차원에 대한 감각을 놓칠 수다는 점, 고정관념을 뒤집어야 작업이 잘 보이기 시작한다는 점 등에서 현기증이라는 주제와 맞닿게 된다.

림유 작가, ‘우주의 두통’ 외 설치 전경, 2019 제공:성북문화재단

2층 공간에 난 좁은 통로를 지나면 앞으로 기울어진 벽면, 별안간 내려앉을듯한 천장, 가운데 빈공간이 모두 함께 아우성대는 연극무대 같은 장면이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수없이 겹쳐지고 왜곡되어 스크래치 기법을 연상케 하는 림유 작가의 디지털 이미지가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처럼 묵시록(Apocalypse)적 상상, 포스트휴먼(Posthuman) 시대에서의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며 서로 극히 다른 ‘예술도생(藝術圖生)’의 길을 보여주는 세 작가의 작업을 통해 관람자는 황홀한 혹은 아찔한 ‘현기증’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현기증은 이 시대의 혼돈, 고통, 불안 등에 대한 신호음 혹은 그 모든 것을 극복하기 위해 반응일 수 있으며, 무엇으로 바라볼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소원 큐레이터(성북문화재단)는 “‘현기증(Vertigo)’은 아찔한 순간에서 느낄법한 신체적 혹은 정신적 증상에서 연루된 제목으로, 세기말적 불안이 엄습한 시대상황 속에서 세 작가가 훅 찌르고 들어오는 어떤 순간의 경험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이들의 작업 형식이 1차적으로 매우 다르지만 또 한편 매우 강력하게 연결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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