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모빌리티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비롯해 모빌리티 중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모빌리티 혁신 위원회(혁신 위원회)가 16일 출범했다. 혁신 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시행된 '모빌리티 혁신법'에 따라 설치되는 법정 위원회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제1차 위원회를 개최해 모빌리티 주요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으며,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8건 등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의결된 주요 실증특례 사업을 살펴보면 먼저 현대차는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급속 20~40분, 완속 4~7시간) 전기차 단점을 보완해 충전스테이션에서 충전된 배터리를 교환(5분 이내)해주는 서비스를 위해 배터리가 탈부착되는 전기차 제작 실증에 나선다.
이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배터리 탈부착 차량에 대한 제작 기준이 부재하고, 배터리 탈부착 행위는 차량 정비행위로서 등록된 정비사업자에 한해서만 할 수 있으나, 전문기관(자동차안전연구원)의 안전성 확인을 받아 배터리 탈부착 차량의 시험 제작이 가능하도록 특례를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는 이번 규제특례를 통해 배터리 탈부착 차량을 안전하게 제작하는 실증부터 진행할 예정이며, 올해 하반기에는 실제 장거리 운행이 많은 택시 등 사업자를 대상으로 충전 스테이션을 이용한 교환식 충전 서비스를 실증하기 위한 계획을 구체화해 추가 규제특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혁신 위원회는 이번 실증을 통해 최근 중국, 미국 등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교환 시장에 대한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기차의 긴 충전시간의 단점을 보완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속도로 등을 경유해 주요 물류센터를 연결하는 자율주행 기반 대형 화물차량의 간선 운송 서비스도 실증에 나선다. 이는 이번 심의에서 스타트업 기업에게도 전자제어제동장치 등 안전장치를 장착하고 전문기관(자동차안전연구원)으로부터 안전성을 확인 받으면 연결자동차를 이용한 자율주행 실도로 운행을 허용하기로 해서다.
그간 사업자는 대형트럭을 이용한 화물 운송을 위해 트랙터와 트레일러가 연결되는 화물자동차를 이용하고자 했으나, 현행 '자율주행차의 안전운행 요건 등에 관한 규정'은 연간 2500대 이상의 차량을 제작하는 자기 인증 능력이 있는 제작사에 한해서만 연결자동차를 이용한 자율주행 운행을 허용(임시운행허가)하고 있어, 사업자와 같은 스타트업 기업은 연결자동차를 이용한 자율주행 화물 운송 실증에 어려움이 있었다.
법인택시 및 플랫폼운송사업의 운전 종사 희망자에게도 운수종사자 관리시스템(범죄경력조회등) 등록 후 나머지 절차는 취업 후 3개월 이내에 완료할 수 있도록 임시운전자격을 부여한다. 이번 심의에서 그동안 i.M택시 등 택시 플랫폼 6개 업체에 한해서 적용됐던 ‘선(先)운행, 후(後)자격 취득’ 제도를 일반 법인택시까지 전면 확대시행하기로 해서다. 임시택시운행자격은 1인당 1회 3개월 유효기간으로 발급되며 발급 후 운전하지 않더라도 유효기간은 만료된다.
현재 '여객자동차법' 상 여객운송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려는 자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주관하는 택시운전 자격시험에 통과해야 하는데 통상 취득까지 1~2개월이 소요되어 택시기사 적기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실증을 통해 법인택시 등에서 운전자를 조기에 확보함으로써 차량 가동률을 높이고 국민 이동 편의가 증진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병원 셔틀 등 도심 내 다양한 이동 수요에 부응한 여객 서비스 제공을 위해 플랫폼 운송사업자에 대한 경유차 사용 제한에 대한 특례를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국민 여가 활성화를 위해 비싼 캠핑카를 구매하지 않고 필요할 때 빌려 쓸 수 있도록 캠핑카 공유 서비스 실증과 화물차, 택시 등 차량 외관에 e-잉크를 활용한 차량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 실증이 허용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번 모빌리티 혁신 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그간의 모빌리티 혁신 기반을 본격 가동해 기업과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어나가겠다”며 “기존 규제나 제도 공백으로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지원해 모빌리티 혁신의 물꼬를 틀겠다”고 말했다.
